며칠 전 우리가 사는 상일동 주공아파트 7단지에도 폭설로 인해 주차장에선 차들이 미끄러 져 접촉사고가 나고, 인도에선 애들이 연신 넘어지기 바빴습니다. 처음엔 금방 녹겠지 아니면 경비실에서 치우겠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다들 나와 같은 생각을 했나봅니다. 아무도 엄두를 내지 못했고 아이들은 계속 미끄러져 넘어지구요.

일요일 점심을 먹고 나서 동사무소와 경비실에서 눈삽과 빗자루를 빌려왔지만 딱히 함께 할 사람을 찾지 못해 혼자서 눈을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외출을 하던 우리 아파트의 어느 한 가족이 외출복을 입은 채로 함께 눈을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눈치우는 소리가 커지자 이 집 저 집에서 창밖으로 빼꼼히 구경하던 주민들이 한 두 명씩 나오더니 나중엔 1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나와서 함께 눈을 치우시더군요. 그리고 함께하지 못한다며 미안해하시면서 음료를 나누어 주시는 아주머니도 계셨습니다.

오랜만에 손바닥에 물집도 잡히고 등에서 땀이 촉촉이 배일 무렵 눈을 거의 다 치워졌습니다. 막걸리 몇 병을 가지고 와서 한 잔씩 건네며 서로 인사도 하고 다음에 또 함께 할 일이 생기거든 같이 하자며 아예 7단지 봉사단을 만들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삭막했던 아파트가 고향처럼 포근하게 느껴진 하루였습니다.

어때요 우리 동네(7단지) 이웃들 멋지지 않나요? 나중에 또 다른 활동을 하게 되거든 자랑하러 올께요^^